돈 못버는 남자

화투는 한번쯤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참에 한번 제대로 그려봐야 겠다. 1월이 덧없이 갔다.

소의 해라서 대충 소가 들어간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돈 버시라고 모란도 추가하고... 정 나누시라고 초코파이도 추가.

있지 말아야 할 곳에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곳에도, 흑심이 있다. 항상.

별것도 아닌 일에 자꾸 놀란다. 그냥 놀라는 기분이 아니라.. 심작이 꾸욱 쥐어지는 느낌이랄까... 불안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건가...

고양이놈이 물을 잘 안먹어서 물통을 여러개 여러장소에 놔주었다. 그랬더니 물은 잘 먹는데.... 이놈이 물을 반정도 먹고 나서는 물통을 계속 뒤짚어 엎는다. 처음엔 실수로 넘어뜨렸나 했는데... 지극히 고의적으로 물통을 뒤집는걸 목격했다. 물은 잘 먹으니까 물통에 불만은 없는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겠다. 고양이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작은거라도 긍정과 희망을 찾아보려고 애는 쓰는데, 계속해서 블랙홀위에서 외줄을 타는 느낌이랄까. 포기하면 아주 편할것 같기도 한데.

가택신(家宅神)들 중 대장인 성주신. 목수(?)출신으로 인간에게 처음으로 집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하늘에서 받은 솔방울을 심어서 자란 소나무로 말이다. 설화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것 같다. 그림을 그리려고 찾아봤는데, 외양과 외모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이미지로 나오는건... 마동석이랑.. 신과함께 성주신뿐... 이것저것 뒤져서, 일단 가택신 중의 대장이자 할아버지이며, 근엄하고, 시끄러운걸 싫어하며, 마루나 대들보등 집안에 중심이라고 할 만한 곳에 앉아 계신다는 내용과 덩치는 제법 크고 얼굴은 미남, 항상 집을 지을 도구를 들고 다닌다는 내용을 찾아내서 그림을 그려 보았다.

그리라는거 그리고, 그려달란거 그리고 그러고 살았더니. 낡았다. 연장은 좋아지고 판은 많아졌는데, 나는 낡았다.

갈대와 기러기.노후의 평안을 기원하는 그림이다. 갈대 노(蘆)와 기러기 안(雁)의 발음이 노안(老安)과 같기때문이라고... 어쨌든..노후가 평안하려면... 충분한 현금과적당한 연금비용부담없는 집 정도는 꼭 필요한것 같다.

간만에 그림일기.그냥 갑자기 든 이불킥스런 생각. 자유로움은어쩔수없이외로움을 동반하는 것 같다.